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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EV카셰어링 타보니 불편했던 점

by damdongi 2025. 6. 9.

차량 상태 관리의 아쉬움

최근 몇 년 사이 전기차 카셰어링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도시 내 이동 수단으로 활용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짧은 이동이나 외부 약속이 있을 때 EV카셰어링을 종종 이용해 왔고, 친환경적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경험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여러 차종과 브랜드의 전기차를 직접 대여해 타보면서, 불편하게 느껴졌던 점들도 분명하게 존재했습니다. 그중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은 ‘차량 상태 관리’ 부분입니다.

카셰어링 서비스 특성상 차량은 하루에도 수차례 불특정 다수의 운전자가 이용하게 됩니다. 그렇다 보니 차량 외관의 흠집, 실내 오염, 충전 포트 주변 먼지, 악취 등 위생 상태가 고르지 않았습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효율이나 브레이크 회생 기능 등 운전 성능에도 미세한 차이가 발생하는데, 차량 상태가 일관되지 않다 보니 처음 운전대를 잡았을 때 낯설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어떤 차량은 에어컨 필터 교체 주기가 지나 쿰쿰한 냄새가 나기도 했고, 또 어떤 차량은 내부에 전 사용자가 남긴 쓰레기나 얼룩이 남아 있어 사용 전 불쾌감을 준 적도 있습니다. 서비스 앱에서는 차량 상태 평가 기능을 제공하고 있지만, 그 피드백이 실제 정비로 이어지는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비용을 지불하고도 정돈되지 않은 차량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충전 상태 정보의 불일치

전기차 카셰어링에서 가장 불편한 요소 중 하나는 차량의 잔여 배터리 상태였습니다. 기본적으로 앱에는 남은 주행 가능 거리나 충전 잔량이 표기되어 있지만, 실제 차량에 탑승해 확인해 보면 표시된 수치보다 현저히 낮은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이는 사용자 간 인수인계 시간이 짧고, 충전 후 앱 정보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지 않는 시스템적 한계 때문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앱에서는 주행 가능 거리 80km로 표시되어 있어 이를 믿고 차량을 예약했는데, 막상 차량에 타보니 50km 수준에 불과해 일정 변경을 고민한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는 특히 장거리 이동이나 교외 외출을 계획했을 때 큰 변수로 작용하며, 충전소를 다시 검색하고 재계획을 세워야 했습니다. 이로 인해 불필요한 시간 소모와 스트레스가 뒤따랐습니다.

일부 서비스는 충전 보너스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차량을 반납하기 전 충전을 하면 할인 혜택을 주기도 하지만, 모든 사용자가 이를 실천하지 않다 보니 마지막에 탈 사람은 늘 충전 걱정을 해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충전소 접근성, 요금제, 충전 대기 시간 등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단순히 차량을 빌리는 개념 이상으로 복잡한 고려가 필요했습니다.

이처럼 배터리 잔량에 대한 정보가 실제와 다를 경우, 운전자 입장에서는 일정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없고, 더불어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도 저하될 수 있습니다. 전기차라는 특성상 배터리 정보는 곧 연료 상황이기 때문에, 실시간 정확성이 필수적임에도 이를 완전히 보장하지 못한다는 점은 매우 큰 단점으로 다가왔습니다.

내비게이션과 차량 설정 초기화 문제

또 다른 불편한 점은 차량의 내비게이션, 디지털 계기판, 주행 모드 설정 등이 초기화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전기차 대부분은 회생 제동 설정, 주행 모드(에코, 노멀, 스포츠), 디스플레이 밝기, HUD(헤드업디스플레이) 등 운전자 취향에 맞게 설정할 수 있는 항목이 많은데, 전 사용자의 설정이 그대로 남아 있어 새 사용자에게 혼란을 주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특히 내비게이션 기록이 초기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전 사용자의 목적지 정보가 그대로 떠 있는 것을 보면,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도 우려가 되었습니다. 일부 차량에서는 블루투스 연결 기록이나 최근 통화 기록, 음성 명령 히스토리까지 그대로 남아 있어 사생활 노출 우려도 존재했습니다. 물론 사용자가 직접 초기화할 수도 있지만, 차량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이 이 과정을 숙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역시 서비스 운영 측면의 보완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또한, 일부 차량은 외국어 설정으로 되어 있어 빠르게 언어를 변경해야 했으며, 이는 특히 고령 사용자나 처음 전기차를 접하는 사람에게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었습니다. 디지털화된 전기차일수록 기능이 많아지고 설정 항목도 많아지는데, 이를 표준화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수 사용자에게 개방하는 것은 분명 불편의 원인이 됩니다.

결과적으로 EV카셰어링은 공유라는 개념에 충실하지만, 개인화된 설정이 많은 전기차의 특성과 맞물렸을 때는 오히려 사용자 혼란을 야기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카셰어링

예약 시스템과 반납 위치 제한

마지막으로 불편했던 점은 카셰어링 서비스의 예약 및 반납 시스템에 관련된 부분입니다. 대부분의 EV카셰어링 서비스는 지정된 지점에서 대여하고, 같은 지점에 다시 반납하는 형태로 운영됩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은 도심 외곽, 특히 아파트 단지나 복합 상업지구 내의 지점에서는 불편함이 크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에서는 차량 예약이 가능한 지점이 매우 제한적이거나, 반납 지점이 지나치게 협소해 대여 후 다시 그 장소로 돌아가야만 반납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런 구조는 특히 한 방향 이동이 필요한 경우, EV카셰어링이 실질적인 대안이 되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게다가 예약 후 이용 시간이 임박했는데 차량 위치가 확인되지 않거나, 도착했음에도 차량이 보이지 않는 일이 간혹 있었습니다. 이는 해당 지점의 주차 구역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았거나, 이전 사용자가 정해진 구역 외에 차량을 반납한 경우 발생하는 문제였습니다. 그로 인해 차량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게 되고, 전체 스케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일부 사용자들은 차량 반납을 서두르기 위해 급하게 주행하거나 충전하지 않은 상태로 차량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EV카셰어링의 순환 운영 구조에 혼란을 주며, 다음 이용자에게 불편을 고스란히 떠넘기는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운영사의 관리 범위를 넘어선 영역이긴 하지만, 구조적인 개선 없이는 반복될 수밖에 없는 불편이라고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