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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소별 요금 차이 실제 비교 실험기

by damdongi 2025. 5. 29.

같은 전기인데 왜 요금이 다를까요?

전기차를 처음 운전하게 되면 가장 먼저 부딪히는 현실적인 문제 중 하나는 충전 요금입니다. 주유소는 가격이 일정하게 공개되어 있고, 리터당 가격을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전기차 충전소는 그렇지 않습니다. 똑같은 전기차에, 같은 급속 충전기를 이용했는데도 충전 요금이 다르게 청구되는 일이 생각보다 자주 발생합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전기차 충전소는 각 사업자가 독립적으로 운영하며, 충전기 설치 위치, 충전 속도, 사용 시간대, 그리고 적용 요금제에 따라 요금 구조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공공 충전소와 민간 충전소 간에는 정책 목적과 운영 방식의 차이로 인해 요금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요금 차이는 단순히 몇백 원의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전기차의 연간 유지비를 크게 좌우할 수 있는 요소입니다. 그래서 이번 콘텐츠에서는 실제로 여러 충전소를 직접 방문하고, 같은 조건으로 충전한 후 요금을 비교해보는 실험을 진행하였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공공 및 민간 충전소 12곳을 중심으로, 급속과 완속 충전을 각각 테스트하여 요금 차이를 분석해보았습니다.

실제 실험을 통한 충전 요금 비교

실험은 코나 일렉트릭 차량을 이용하여 배터리 잔량 약 30% 상태에서 20kWh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충전 시점은 주중 평일 오후 시간대, 기온은 약 20도 내외로, 비교적 안정적인 조건을 유지하였습니다. 사용한 요금제는 모두 비회원 기준의 기본 요금으로 통일하였고, 각 충전사업자 앱을 통해 실제 결제된 요금만을 기준으로 기록하였습니다.

실제로 가장 저렴한 요금을 기록한 곳은 환경부가 운영하는 공공 급속 충전소였습니다. 이곳은 1 kWh 당 약 290원 수준으로, 20 kWh 를 충전했을 때 약 5,800원 정도가 청구되었습니다. 반면, 민간 충전사업자인 스타코프의 일부 충전소에서는 1 kWh 당 480원이 넘는 요금이 적용되어, 같은 전력을 충전하고도 약 9,600원이 부과되었습니다. 단 한 번의 충전만으로도 약 3,800원의 차이가 발생한 것입니다.

완속 충전의 경우도 비슷한 경향을 보였습니다. 공공 완속 충전소에서는 1 kWh 당 약 250원대의 요금이 적용된 반면, 민간 충전소에서는 350원 이상을 부과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일부 아파트 단지나 주차장 내 설치된 충전소는 별도의 주차료까지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충전비용 외에도 추가 비용을 고려해야 했습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같은 사업자라도 설치 장소에 따라 요금 차이가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같은 민간 업체의 충전소라고 하더라도, 대형 쇼핑몰 주차장에 설치된 충전소는 주변 인프라 사용료가 포함되어 요금이 높았고, 공공기관 부지에 설치된 충전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요금이 적용되었습니다. 즉, 충전기 자체의 성능이나 브랜드보다도 설치된 장소의 성격이 요금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충전 요금 비교

요금 차이가 유지비에 미치는 영향

많은 운전자는 충전 한 번에 몇 천 원 차이 나는 건 별거 아니지 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기차는 대부분 집에서 충전하기 어려운 상황이 많고, 공용 충전소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사용자가 상당합니다. 특히 하루 평균 40km 이상 주행하는 운전자라면 한 달에 1,000km 이상을 운행하게 되며, 이때 필요한 전력량은 약 150~200 kWh 정도입니다.

이 기준으로 월 충전비를 계산해 보면 요금 차이가 명확해집니다. 가장 저렴한 충전소 기준으로는 한 달 약 45,000원이면 충분하지만, 고요금 충전소만 사용할 경우에는 80,000원 이상이 청구됩니다. 매달 3만 원 이상의 차이는 1년으로 환산하면 36만 원 이상이며, 이는 경차의 연간 자동차세 수준에 해당합니다.

더욱이 일부 운전자는 비회원 상태로 급속 충전만 사용하는 경향이 있어, 요금 단가가 더 높게 적용되곤 합니다. 이러한 습관이 반복되면 연간 충전비만으로 100만 원 이상이 소요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멤버십 할인이나 정액 요금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운전자는 동일한 주행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연간 40만 원 이상을 아낄 수 있다는 사례도 존재합니다.

이러한 데이터는 결국 충전소 선택 하나가 단순한 편의의 문제가 아니라, 전기차 운용의 경제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인임을 보여줍니다. 장기적으로 전기차의 유지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충전소의 가격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고,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요금제를 설정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현명한 충전소 선택 전략

앞서 살펴본 실험 결과를 토대로, 충전소 선택 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몇 가지 전략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첫째, 실시간 요금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앱을 반드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EV Infra, MyEV, 환경부의 EVWhere 등은 충전소 위치뿐만 아니라 충전기 사용 가능 여부, 충전 속도, 그리고 요금 정보까지 함께 제공하므로 매우 유용합니다. 충전소를 방문하기 전에 미리 앱으로 가격을 비교하고, 가까운 거리 내에서 가장 저렴한 충전소를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매달 유지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둘째, 충전 습관을 분석해 보고 자신에게 적합한 요금제를 선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중에만 충전하고, 급속 충전을 자주 이용하는 경우라면 월 정액 요금제가 유리할 수 있고, 반대로 완속 충전을 자주 하는 경우에는 비회원 단일 요금제가 더 저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부 충전사업자는 시간대별 할인 요금이나 멤버십 포인트 적립 혜택 등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사용 패턴에 따라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셋째, 급속 충전에만 의존하지 않는 것도 중요합니다. 급속 충전은 편리하지만 단가가 높고, 배터리 수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차량을 장시간 주차할 수 있는 여건이 있다면 완속 충전을 병행하여 사용하는 것이 비용 절감에 훨씬 유리합니다.

마지막으로, 주로 사용하는 충전소의 요금 변동이나 운영 정책을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번 실험 중에도 일부 충전소는 한 달 사이에 두 차례 이상 요금이 변경되었으며, 멤버십 혜택이 축소되거나, 할인 조건이 바뀌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앱 푸시 알림이나 이메일 구독 등을 통해 변경사항을 빠르게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